'엘리자베스안의옷상은이런걸보고자랐습니다 그러니방송위원회따위껌으로도안보지'에 해당되는 글 1건"
2010/12/21 Lifeboat(Cannibalism) & Undertaker's Sketch.


Lifeboat(Cannibalism) & Undertaker's Sketch.

보거나 혹은 죽거나/Loonies in England | 2010/12/21 23:54

예고한 대로 일일일몬 2탄 나갑니다. 2시즌 13화, 또는 26화인 '로열 에피소드 13(Royal Episode 13)' 또는 '여왕님이 곧 보실 거야(The Queen Will Be Watching)'의 열라 절라 악명이 자자한 '구명보트(식인)(Lifeboat(Cannibalism))'와 '장의사 스케치(Undertaker's Sketch)'. 대충 작년부턴가 하려고 벼르고'만' 있었는데 엘리자베스 속의 옷상에 힘입어서 드디어 소원을 풀었다. 어흑.
당연한 얘기지만 명백한 오역에 대한 지적을 제외한 항의는 일절 불허합니다. 내가 슬프단 말이다!


선원 1(마이클 페일린) : 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How long is it)?
선원 2(그레이엄 채프먼) : 그건 좀 사적인 질문이신데요.
선원 1 : 이런 멍청이를 보겠나. 우리가 구명정을 타고 표류한지 얼마나 되냔 말이야! 분위기를 아주 작살을 내놨어!
선원 2 : 죄송합니다.
선원 1 : 닥쳐!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잖아……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
선원 2 : 33일째입니다, 상사님.
선원 1 : 33일?
선원 2 :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그렇게까지 분위길 망친 것 같진 않은데요.
선원 1 : 닥쳐!
선원 2 :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요.
선원 1 : 아니긴 개뿔이 아냐!
선원 2 : (선원 3에게) 내가 정말 분위기를 버려놨어?
선원 3(에릭 아이들) : 그, 글쎄…….
선원 1 : 이봐, 닥쳐! 닥.치.라.고.! ……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
선원 2 : 33일째입니다.
선원 4(테리 존스) : 첨부터 다시 해요? (선원 1에게 쳐맞는다) 켁!
선원 1 : 여전히 육지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얼마나 되지?
선원 2 : 33일째입니다.
선원 1 : 33일?
선원 2 : 예……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식량은 닷새째에 이미 떨어졌구요.
선원 3 : 다 끝이야, 우린 끝장났어!
선원 1 : 입 다물어, 모들링! 희망마저 잃으면 안돼! 틀림없이 곧 구조될 거야!
선원 4 : 좀 어떠세요, 함장님?
함장(존 클리즈) : 그다지 좋지 않아……몸을……가눌 수가……없어…….
선원 2 : 이대로는 모두 죽고 말 거예요.
함장 : 다들 듣게나……이게 마지막 기회야. 나는 틀렸어. 이 병신다리로는 오래 버티지 못해. 난 죽어가고 있네. 이겨내지 못하겠지……하지만……자네들은 살 수도 있을 거야……그러니 나를 먹게나.
선원 1 : 먹으라고요? 함장님을?
함장 : 그래, 먹게.
선원 2 : 우에에에에에엑! 그 병신다리를!?
함장 : 누가 다리까지 먹으라던가 톰슨. 아직 살집이 쓸만하게 남아 있어. 이 팔을 보게.
선원 3 : 다리만 문제인 게 아닌데요 함장님.
함장 : 무슨 뜻인가?
선원 3 : 저어……그러니까 제 말은…….
함장 : 무슨 이유로 나를 먹기 싫다는 건가?
선원 3 : (선원 4를 가리킨다) 전 차라리 존슨을 먹고 싶어요.
선원 2 : 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함장님.
함장 : 그러신가! (삐짐)
선원 4 : 오, 그럼 이제 만사 해결이네요. 모두 저를 먹으세요.
선원 1 : 어……음…….
선원 3 : 왜 그러세요, 상사님?
선원 1 : 아냐, 아닐세. 계속 얘기들 하게나. 난 별로…….
선원 4 : 어허 안돼요, 그러심 안되죠 상사님. 굶주리셨잖아요. 맘껏 드세요!
선원 1 : 아니, 그게 아니라…….
선원 2 : 존슨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선원 1 : 그게, 이 친군 정결하지 않아.
선원 3 : 조심해서 잘 죽이면 돼요, 상사님.
선원 1 : 음, 나도 알지만……솔직히 말함세. 난 좀 더 기름기 없는 고기가 좋아. 내 취향엔 호지스가 딱이지.
선원 2 : (기쁘게) 오, 그렇다면야……얼마든지.
선원 3 : 에이, 난 존슨이 더 좋은데.
함장 : 작작들 다투고 그냥 나를 먹게.
선원 2 : 잠깐만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먼저 우리가 존슨을 먹고 상사님은 제 다리를 드시고, 함장님을 보존식으로 두고, 남은 존슨을 차게 식혀서 저녁으로 먹는 거예요!
선원 1 : 아주 좋은 생각이야, 호지스!
선원 4 : 이 기회에 복숭아도 다 먹어버리죠? (복숭아통조림을 꺼낸다)
선원 3 : 이제야 아보카도 좀 먹어보겠네요. (아보카도 두 개를 집는다)
선원 1 : 웨이트리스! (웨이트리스-캐롤 클리브랜드-가 다가온다) 여기 주문 좀 받아줘요. 우린 호지스의 다리하고…….

(야유소리)

보이스오버(존 클리즈) :
친애하는 PD에게
듣자하니 스튜디오의 관객들이 마지막 촌극에 큰 불쾌감을 표시했다던데, 본관 역시 심심한 유감과 강력한 항의를 표하는 바요. 영광스러운 영국해군을 마치 식인 습관의 온상인 양 묘사하는 행위는 해군사관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소이다. 우리 해군이 그 문제를 상대적으로 잘 조절하고 있는 건 이젠 지나가는 개도 다 아는 사실이외다. 영국공군이야말로 현재 그 분야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내고 있소. 도대체 아가일이 아덴에서 뭘 먹은 줄로 아는 거요? 아랍인? - B. J. 스메드윅 대령 (양파, 버섯, 마늘을 곁들인 화이트 와인 소스 속에서)

남자(테리 존스) : 그만, 그만하지 못하겠소! 소름끼치는 식인은 당장 집어치워요. 좀 더 깨끗하고 고상한 인간 본성을 찬양하는 스케치를 다루란 말이오!

(장의사)
장의사(그레이엄 채프먼) : 안녕하세요.
남자(존 클리즈) : 안녕하십니까.
장의사 : 뭘 원해요, 형씨?
남자 : 음, 그게, 좀 도와주세요.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장의사 : 아 당연히 그래야죠. 우린 송장 다루기엔 이골이 났거든요.
남자 : 뭐라고요?
장의사 : 형씨 엄마를 처리하려면 한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파묻던가, 태우던가, 던져버리던가.
남자 : 던져요!?
장의사 : 템즈 강에 던져버리죠.
남자 : 뭐가 어째요!?
장의사 : 오, 엄마를 좋아했나요?
남자 : 그럼요!
장의사 : 그럼 던지진 않을 거예요. 어떻게 할래요? 파묻을래요, 태울래요?
남자 : 어느 쪽이 좋겠습니까?
장의사 : 둘 다 끔찍해요. 태운다 치죠. 형씨 엄마는 훨훨 타는 불 속에 쑤셔박혀서 따닥따닥따닥 타올라요. 아직 다 안 죽었으면 엄청 아프겠지만 빠르긴 해요. (관객들 야유한다) 그러고 나서 형씨는 재를 한 주먹 쥐고 집에 돌아가선 그게 엄마인 셈치는 거예요.
남자 : 저런.
장의사 : 파묻는다 치죠. 형씨 엄마는 바구미랑 못생긴 구더기 떼거리에게 마구 뜯겨 먹힐 거예요. (야유소리가 점점 커진다) 아까도 말했지만 아직 다 안 죽었으면 무지무지 아플 테죠.
남자 : 알았습니다. 음, 적어도 우리 어머닌 틀림없이 돌아가셨어요.
장의사 : 어디 있어요?
남자 : 자루 속에요.
장의사 : 잠깐 봐도 되나요? 굉장히 젊어 보이는데요!
남자 : 예, 예, 그랬죠.
(야유와 항의가 점점 커진다)
장의사 : (호출한다) 프레드!
프레드(에릭 아이들) : 응?
장의사 : 이번 손님은 먹을 것 같아.
남자 : 뭐욧!?
(다른 장의사가 문에서 머리를 내민다)
프레드 : 오케이, 오븐 켜둘게. (퇴장)
남자 : 저기, 실례지만, 음, 지금 우리 어머니를 먹으라는 겁니까?
장의사 : 어……그래요. 날고긴 아니에요. 요리해야죠.
남자 : 뭐!?
장의사 : 프렌치프라이랑, 브로콜리랑, 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여서 구워요.
남자 : 오, 조금 출출해지는군요.
관객들 : 말이 되냐! 우─! (기타 등등)
장의사 : 아주 좋아요!
남자 : 파스닙도 좀 올릴 수 있을까요?
장의사 : (부른다) 프레드! 파스닙도 넣어줘!
남자 : 하지만, 정말,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장의사 : 자, 자, 들어봐요. 일단 먹어치워요. 다 먹고 나서 그래도 영 찝찝하다 싶으면 우리가 무덤을 파줄 테니 거기다 싸그리 토해내면 되죠.

(관객 일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세트장으로 돌격해 들어가 항의하고 카운터를 후려치고 대소동을 벌인다. 카메라가 자막기 쪽으로 돌아가고 엔딩롤이 올라가면서 국가 '신이시여 여왕을 구원하소서(God Save the Queen)'가 울려퍼지자 모두가 입을 다물고 기립한다. 엔딩롤이 끝나고 페이드 아웃.)

여러모로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주석.

(註 1) 쓸데없이 국가가 나오는 이유는 제목 그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엘리자베스 2세가 시청할 거라는 농담을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정작 여왕님은 중간에 ITV로 채널을 돌렸다[..........])
(註 2) How long is it? 을 직역하면, 말할 것도 없이, '얼마나 길지?' 다....... 왜 그게 사적인 질문인지 이해 못하는 순진한 분은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물어보면 절대로 안됩니다.
(註 3) 상사님 : 물론 페일린이 연기한 해군의 정확한 계급 따위는 나오지 않지만 불행히도 한국에는 Sir에 대응할 만한 번역어가 존재하지 않고 제복이나 호칭으로 보아 하사관 클래스인 건 거의 확실해 보이므로 대충 제일 그럴싸해보이는 계급을 찍었다. 너무 따지지 맙시다. 어흑.
(註 4) 뭔가 그레이엄 채프먼이 맡은 수병의 이름이 톰슨과 호지스 사이를 오락가락하지만 함장님이 잘못 알았던가 호지스 톰슨이던가 둘 중의 하나다. 신경 써서 뭐하겠는가(.....)
(註 5) 병신다리 : 원문은 gammy leg. 대충 일시적인 부상을 입어 (생명에 그다지 지장은 없지만) 흉칙하게 짓무른 다리라던가 어쨌다던가. 미국에서는 'bum leg'라고 한댄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crooked/deformed(기형의)' 를 뜻하는 켈틱어 'kam'에서 유래했다는데 아무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한 마디로 함장은 대단치도 않은 부상을 갖고 나 죽네 어쩌네 떠들고 있는 셈이다(.....). 그냥 '다친 다리'로 번역하자니 그닥 웃기지도 않고 임팩트도 영 없어서 deformed에 착안해 '병신다리'로 번역했습니다.
(註 6) 정결 : 원문은 kosher. 존슨은 유대교의 율법에 어긋나는 음식이란 얘기(.....)
(註 7) 정말 어처구니가 없지만 Lifeboat 스케치 '역시'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1884년의 악명높은 미뇨네트(Mignonette) 호 사건, 또는 당국 VS 더들리/스티븐스(Her Majesty The Queen v. Dudley and Stephens, 14 Q.B.D. 273) 공판이 바로 그것. 19.43톤의 미뇨네트 호는 1884년 7월 5일 희망봉에서 1600마일 떨어진 공해 상에서 난파했고, 선장 톰 더들리를 비롯한 세 명의 선원 에드윈 스티븐스, 에드먼드 브룩스, 리처드 파커는 구명보트로 배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트에는 식량도 식수도 거의 실려 있지 않았고, 그나마 어떻게 조달한 것도 18일째에는 동이 나 버렸다. 제비뽑기로 희생양을 선정하려 했지만 이야기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20일째 되는 날 가장 어리고 가족도 없는 선실 급사 파커(당시 17세)가 해수를 잘못 마시고 근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나머지 세 사람은 파커를 죽이고 시체를 먹어 목숨을 부지하기에 이르렀으며, 24일째 되는 날 독일 배에 구조를 받았다. 이들은 모국으로 송환된 후 살인죄로 구속당했는데, 여기에 카르네아데스의 판자로 대표되는 긴급피난을 적용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놓고 가열차게 공방을 벌이다 결국 영국고등법원 왕좌부(High Court of Justice Queen's Bench Division)까지 올라갔다. 고등법원은 모살죄로 사형을 선고했으나, 세간에서 워낙 동정 여론이 강했던 까닭에 빅토리아 여왕이 특사를 내려 금고 6개월로 감형했다고 한다. 한편 여담으로, 에드가 앨런 포우가 1838년에 발표한 낸터켓의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The Narrative of Arthur Gordon Pym of Nantucket) 2장에서는 주인공을 포함한 네 명의 선원이 구명보트를 타고 표류하며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제비를 뽑아 지목된 자를 잡아먹는데, 그 불운한 선원의 이름은 리처드 파커였다.....
(註 8) 캐롤 클리브랜드(Carol Cleveland) : 일곱 번째 파이슨으로 꼽히기도 하는 이 시리즈의 거의 유일한 여성 고정출연진. (나머지 하나는 클리즈의 전 마누라인 코니 부스Connie Booth다)
(註 9) 식인 습관의 온상 : 그런데 표류 중에 식량이 떨어지면 제비를 뽑는 건 뭐 거의 불문율 맞다던뎁쇼; (포우 역시 1820년의 에섹스Essex 호 사건에 영감을 얻어서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를 썼다고)
(註 10) 아가일과 아덴 : 1963~1967년 영국의 왕령식민지인 예멘의 아덴 지구에서 일어난 아덴 반란(Aden Emergency). 아가일은 반란 진압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영국육군 스코틀랜드 사단 제 1 보병대대 '아가일 & 서덜랜드 하이랜더즈(Argyll and Sutherland Highlanders)'.
(註 11) 장의사 스케치는 시종일관 막 나가는 몬티 파이슨의 비행 서커스 중에서도 가장 악명이 자자한 물건이다. 중간 중간에 들리는 관객들의 야유는 거의 실제 상황이라고(......). 사실 관객 전부가 주먹을 휘두르며 세트장에 난입하도록 만들려고 했는데 소방규칙 때문에 일부밖에 들어가지 못했고(.....) 진짜로 뜨악한 관객들은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아무튼 하도 악명이 높아서 1970년 처음 방영된 이후 마스터 테이프에서 짤렸다가(....) 1985년에 와서야 겨우 복구되었다고. 한편 본 스케치의 라이터 중 하나였던 존 클리즈는 1989년 그레이엄 채프먼의 장례식 추도사에서 이건 전적으로 병맛의 경계선을 한계까지 잡아늘리는 게 취미였던 채프먼의 공로라고 칭송했다나 어쨌다나(.............)


한 마디만 하죠. 이놈들은 변태다!
다음 일일일몬은 Four Yorkshiremen, Falling from Building, Dirty Hungarian Phrasebook, Working-class Playwright, Hell's Grannies, The Funniest Joke in the World 중 하나입니다.

top